북디자이너의 이야기

신간 준비부터 마무리까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북디자이너 중에 프리랜서 또는 회사에 소속된 디자이너가 있어요. 저는 회사 소속된 사내 디자이너입니다. 가끔 프리랜서 디자이너들이 부럽기도 하고 그렇지 않기도 하고 장단점이 있어요.

회사에 소속된 디자이너의 이야기입니다.

 

💻 회사에 소속된 사내 디자이너가 할 일.

1. 커버 디자인, 띠지, 본문, 싸바리, 면지, 색상 선택(CMYK, PANTONE, DIC), 가공방식 등

2. 용지와 용지그람수(g) 등 고르기 : 커버, 띠지, 본문, 싸바리, 면지, 해드밴드, 가름 끈

3. 광고디자인 : 모든 SNS, 온라인 서점 배너, 오프라인 포스터 등

온라인 서점에 등록하는 상세 이미지도 합니다.😭

4. 보도자료 디자인하기(이건 출판사마다 다릅니다. 편집부에서 만들기도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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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났다고 생각하지만 끝난 게 아니더라고요.

그 뒤에 책 사진 촬영, 책 목업 디자인하기... sns용에 필요한 책에 관한 디자인을 끊임없이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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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그리고

본문 디자인 시안을 3개 이상은 하지 않도록 하세요. 하지만 사내 디자이너이면 시안 3개 이상을 하실 수 있어요. 저는 정말 많이 합니다. 회사에서 OK 날 때까지 그게 프린랜서 디자이너와 사내 디자이너의 차이입니다. 프린랜서 디자이너이면 다 돈이거든요. 하지만 사내 디자이너라면 다르겠죠.

 

그리고 표지(커버) 디자인도 서점 안 정글 같은 매대 위에 있는 무수한 책 속에서도 꿀리지 않는 디자인이어야 합니다. 저도 꼭 사야 하는 책 아닐 때는 '어머 이건 꼭 사야 해'라는 마음이 들지 않으면 손에 들기 힘들어요. 그렇기 때문에 디자인한 책이 사람들 눈에 '어머 이건 사야 해'라는 마음속에서 외치는 그런 디자인을 하면 좋겠지만 참 어려운 것 같아요.

이때 사내 디자이너는 회사에서 컨펌할 때까지 기계적으로 미친 듯이 뽑아내야 해요. 그게 프리랜서와 사내 디자이너의 차이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책을 구매하고 싶어지는 상세 이미지, 온라인 서점 배너 등등 광고 디자인을 뽑아내야 합니다.

 

편집팀, 마케팅팀, 윗선의 컨펌이 나야 모든 게 끝나요. 그래서 밑도 끝도 없는 야근, 수정은 항상 당첨입니다. 책 준비과정에는 꿈속에까지 저를 괴롭힙니다. 사람마다 다르겠죠. 제 경우는 꿈에 매일 나왔어요.😭😭

 

그리고 제일 저를 미치게 하는 건 윗선의 애매모호한 기획안입니다.

디자이너님 마음대로 감각에 맞게 디자인해주세요.라고 하고선 우리의 기획 의도와 다르다고 합니다. 그 기획 의도가 뭔지 물어보면 추상적인 답변을 줍니다. 

원하는 콘셉트는 아름답고 우아하고 기품 있고 고급스럽고 심플하면서 단아하고 있어 보이는 디자인을 하기를 원하세요. 도대체 그런 디자인이 뭘까요???

 

저는 사내 디자이너로써 기획안을 들을 때 무지무지 당황스러워요. 그럼 님이 대신 디자인하세요 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왔다가 그냥 꿀떡 삼킵니다. 

 

가끔 편집팀에서 보는 교정도 보게 합니다. 디자이너가 만능이길 바라는 것 같아요. 그리고 더 만능을 만들고 싶어서인지 영상과 그림을 그리기는 것을 주문합니다. 학교에서 배우지 않았던 영상 만들기를 회사에서 하기도 합니다. 당연히 배우는 건 디자이너의 몫이죠. 혼자 회사 끝나고 학원을 다니기도 했어요. 영상편집 학원을요.😭 이러고 살아야 하나 싶긴 하지만 까라면 까야겠죠? 월급쟁이라 무슨 말이 필요하겠어요. 

 

아 그리고 북디자이너라고 그림을 다 잘 그리는 건 아니에요. 시각디자인 들어갔다고 해서 다 잘 그리는 것도 아닙니다. 입시 때 미술을 그렇게 배워도 못 그리는 사람도 있어요. 제가 그래요. 저는 제가 좋아하는 그림은 그리지만 회사에서 원하는 그림을 그리는 능력은 갖추지 않았더라고요.

다행인지도 몰라요. 그림은 더 이상 저에게 요구하지 않거든요. 제가 그리고 싶은 그림을 그릴 수 있어서 다행이다 생각할 때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