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노마드 기록 및 수익화/디지털 수익 구조

🎨 외주 제안이 왔다, 그런데 두려웠다

반응형

제가 처음으로 “작업 의뢰 가능할까요?”라는 메시지를 받았던 순간부터, 그 전까지 어떤 일이 있었는지, 그리고 그때 제 마음 상태가 어땠는지까지 적어보려 합니다.
이건 ‘회사원이 그림으로 첫 돈을 벌어본 순간’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나는 아직 준비 안 됐는데 일이 먼저 와버릴 때’에 대한 이야기이기도 해요.
지금 돌아보면, 모든 건 아주 사소한 ‘취미의 시작’에서 이어졌어요.
 


🌿 처음으로 그림으로 인정받은 날


외주 일을 하기 전, 제가 자주 보던 유튜브 디에디트(The Edit)에서 2020년 겨울에 그림 대회를 열었어요.

“입선만 해도 좋겠다”는 마음으로 응모했는데, 결과는 2등이었어요.

디에디트에서 수상작 발표를 하며 제 그림을 보여주는데, “컬러가 좋고 감각적이고 세련됐다”, “요즘 트렌드에 딱 맞는 그림이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마치 내 안에 있던 무언가가 ‘툭’ 하고 열리는 느낌이었어요.

출처 : 디에디트 유튜브 캡쳐

 

회사에서는 늘 ‘결과’로만 평가받았는데, 그날 처음으로 ‘감각’을 인정받았어요.

그날은 제 자존감이 터지는 날이었어요. “아, 나한테도 이런 색이 있었구나.”

그 경험이 없었다면, 그 뒤로 받은 외주 제안이나 협업 제안에도 “저는 아직 부족해서요”라며 거절했을지도 몰라요.
그림 한 장으로 누군가에게 인정받는 경험.
그게 제 첫 번째 수익화의 시작이었습니다.
 
👉 디에디트 유튜브 그림대회 수상작
 


💚 DM이 왔다. 믿을 수 없는 곳에서


어느 날 인스타그램으로 DM 하나가 들어왔어요.
LG 생활건강에서 VDL브랜드 마케팅 담당자님께서 “안녕하세요, 내년 신상품 준비중이며, 홍보 영상 관련으로 협업할 수 있는지 연락을 드렸습니다.”

브랜드 이름을 보고 한 번 더 봤어요. LG VDL.
“잠깐만, 그 LG VDL? 그 LG… ?”
이런 표정으로 인스타그램 DM을 한참 쳐다봤어요.

그때 제 팔로워 수는 막 폭발적이었던 것도 아니고, 제가 ‘작가입니다’라고 깔아놓은 포트폴리오도 없었어요. 그냥 퇴근하고 그린 그림들이었어요. 과일, 사람들, 색연필 터치, 아이패드 그림, 편안한 얼굴들. 그런데 그걸 보고 연락이 온 거예요.

저는 그날 저 자신을 처음으로 이렇게 불렀어요.
“나보고 작가님이라고 부른다…”😂😁🤣


"아래 완료되어서 VDL 인스타그램에 올라간 이미지와 영상입니다."
👉  vdl_cosmetics 인스타그램

 
 
👉  vdl 인스타그램에 올라간 영상촬영 장면

 


😭근데 솔직히 말하면, 기쁨보다 먼저 온 건 두려움이였다


이상하죠? 이렇게까지... 난 그저 사람들과 소통을 가지면서 소소한 행복을 누리고 있었는데,
뜻밖의 제안에 저도 모르게 첫 감정은 “나 이거 못하면 어떡하지?”였어요.

‘내 그림을 뭘 보고 연락한 걸까?’ ‘내가 진짜 이 수준으로 돈을 받아도 되는 사람인가?’ ‘프로가 할 만한 걸 나한테 시킨 건 아닐까?’

저는 이런 생각이 머리를 덮어버리니까, 기쁜 감정이 제대로 올라올 틈도 없더라고요.
기대보다 두려움이 먼저였어요.

그래서 제가 제일 먼저 한 행동이 뭔지 아세요?
혼자서 검색했어요. “일러스트 외주 단가 얼마 받아야 하나”.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제가 몰랐던 세계가 보이기 시작했어요.

 


✅ 처음 하는 거래는 늘 어렵다 (하지만 다 그렇습니다)


저는 기업과 계약을 해본 적이 없었어요. 그래서 아는 작가님들께 진짜 많이 물어봤어요. “계약서는 어떻게 해요?” “저작권은 어디까지 넘겨요?” “금액은 어느 정도 받아야 해요?”

작가님들이 말씀해주셨어요.
“최저 100은 받아야지.”

근데 제 현실은 그게 바로 안 되더라고요.
이유는 단순해요.
이미 예산이 정해져 있었어요.

회사 쪽에서는 먼저 이렇게 말하기도 하는데요.
“이번 프로젝트 예산이 얼마입니다. 그 안에서 가능할까요?

이걸 처음 겪으면 보통 이렇게 생각하죠.
“아… 이거 너무 싼 거 아닌가요?” “내 스스로를 너무 싸게 파는 건가?” “값싼 사람이 되는거 아닐까?“

저도 똑같이 고민했어요. 근데 지금 돌아보면, 초반부에는 그 고민으로 너무 오래 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이유는 이거예요.
첫 프로젝트는 ‘수익’보다는 ‘경험’과 ‘이력’이 더 큰 자산이 된다.

LG VDL 작업도 그랬어요. 비용이 엄청 크진 않았지만, A4 일러스트 1장, 광고 영상에 들어갈 컷, 브랜드 채널 업로드까지 전부 포함된 형태였어요.

첫번째 시안 작업 후 오른쪽 사진으로 컨펌


회사에서는 늘 무한수정이 일상이었어요. 그런데 이 작업에선 단 두 번의 수정 후 바로 진행이 됐어요. 그게 너무 좋았어요.
회사에서 계속되는 수정은 사람을 금방 지치게 하거든요. 나중엔 “이젠 그냥 알아서 되라”는 식으로 변하기도 해요. 하지만 이 작업은 달랐어요. 필요한 수정만 딱 전달받고, 바로 작업을 시작했어요. 그 과정이 저에겐 마음적으로 건강하게 느껴졌어요.

이 프로젝트는 돈보다 “내가 브랜드와 일했다”라는 사실이 제 안에서 큰 전환점이었습니다. 회사에서만 나를 증명하던 사람이 ‘브랜드와 협업한 작가’로 불리기 시작한 거예요.

그때 처음 알았어요.
‘회사에서의 나’ 말고도, ‘회사 밖에서의 나’를 누군가는 이미 보고 있다는 사실을.

 


💰 금액 이야기, 이건 정말 많이 물어보시니까 솔직하게 말할게요


일러스트 외주 단가는 정해진 표준 답이 없어요. 같은 크기라도 누구는 30만 원 받고, 누구는 50만 원 받고, 누구는 100만 원을 받아요.

이게 단순히 실력, 경력만으로 나뉘는 것도 아니고 “이게 정상가고 이건 덤핑이다” 하고 쉽게 잘라 말할 수 있는 세계도 아니에요.

현실적으로는 이렇게 보시면 조금 편해요.

1) 먼저 예산을 물어보세요.
“작업 예산은 어느 정도로 생각하고 계신가요?” 이 질문이 없으면, 그냥 연락이 끊기는 경우 많아요. (이게 진짜예요. 예산부터 맞는지 서로 확인 안 하면, 대화가 흐지부지돼요.)

2) 정말 하고 싶은 작업이라면, 그 금액에서 시작해도 괜찮아요.
초기에는 ‘내 이름을 어디에 걸고 싶은가’, ‘이 결과물을 내 포트폴리오에 넣고 싶은가’가 훨씬 중요할 때가 많아요.

3) 하지만 한 번 한 조건을 평생 표준처럼 묶어버리지는 마세요.
“지난번엔 그 금액이었는데요?”라는 말이 나오는 순간이 오거든요. 그럴 땐 작업 범위(컷 수, 활용 범위, 기간 등)를 명확하게 다시 잡아주면 됩니다. “이번은 SNS 단독 활용만 가능하구요” 이런 식으로요.

저는 이걸 현장에서 부딪히면서 익혔어요. 누가 교과서처럼 가르쳐주진 않았어요.

 


🧩 그리고, 첫 실패도 그때 함께 왔다


LG VDL 이후로 또 다른 곳에서도 연락이 왔어요. 자동차 관련 캠페인을 진행하던 광고 쪽이었어요. 친환경 사업과 연결된 일러스트를 영상에 넣고 싶다고 했어요.

이 그림보고 연락왔어요~

 

저요? 이미 마음속에서 반쯤 춤췄죠.
“나 이제 되는 건가? 나 진짜 작가로 가는 건가?” 이런 마음.

근데 그건 불발됐어요.
광고 회사 쪽은 제 그림을 마음에 들어 했는데 실제 클라이언트 자동차회사 쪽 내부 컨펌에서 빠졌어요. 그냥, 거기까지였어요.

그때 느꼈어요.
“와… 이 일은 마지막 순간까지 아니구나.”

연락이 오고, 미팅하고, 구체적인 얘기를 했다고 해서 그게 결국 내 결과물이 되지는 않아요. 그런데 이건 실패가 아니라 ‘아, 이런 흐름으로 돌아가는구나’를 미리 체험한 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신기하게도, 이런 “아쉽다”라는 순간은 끝이 아니었어요.
바로 다음 기회들이 또 왔거든요.

 


🧾 “그림으로 수익화하고 싶어요”라는 질문에 제가 항상 하는 말


사람들이 많이 물어봐요.
“퇴근하고 그린 그림으로 진짜 수익화가 되나요?”

저는 이렇게 대답해요.
“수익화보다 먼저 올 게 있어요. 바로 ‘기회’예요.”

기회라는 건 이런 식으로 와요.
DM 한 통. 메일 한 줄. “그림 너무 좋습니다. 협업 가능하실까요?”

이 ‘기회’가 쌓이면, 그다음이 수익이에요. 우리는 보통 순서를 거꾸로 상상하죠. “수익 → 그다음에 직업”이라고 생각하는데 실제로는 “내 톤 → 그걸 본 사람들 → 제안 → 경험 → 그다음 돈” 순서로 흘러갑니다.

즉, 내가 나답게 꾸준히 올린 시간은 절대 공짜 시간이 아니었다는 걸 깨달았어요.
 

처음 누군가 저를 “작가님”이라고 불렀을 때,
저는 아직 작가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근데 그 순간부터 이미 세상은 저를 다르게 보기 시작했더라고요.

 
일을 시작하게 된 순간보다
“내가 할 수 있을까?”라고 떨면서 수락했던 그 순간이
사실은 제 인생의 방향을 바꿔놨습니다.

 


👉 이전 글 :  좋아요 하나가 내게 보내준 첫 신호

 

🧡 좋아요 하나가 나를 살렸다

퇴근 후 시작한 그림이 어떻게 제 마음을 조금씩 되살려줬는지, 그중에서도 ‘좋아요’ 하나가 나를 살렸던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회사에서 누가 내 수고를 알아주는 일은 많지 않잖아요. 그

gardengreem.tistory.com

 

👉 다음 글 :  결과가 없어도 괜찮다는 걸 배우던 시절

 

⏰ 잘 안돼도 괜찮다고 배운 시간들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하려 해요.그림으로 외주 제안을 받고, 브랜드 협업도 했지만 그 뒤에 이어진 건 생각보다 화려하지 않은 현실이었어요.잘 풀릴 때보다, 잘 안 풀릴 때 배운 게 훨씬 많았다

gardengreem.tistory.com

 

반응형
SMAL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