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수는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태도는 기억된다.”
스티커를 제작했다. 코팅 없이 백모조 100g, 단면 흰색. 받자마자 봉투를 열었는데, 옆면에 인쇄가루가 잔뜩 묻어 있었다. 스티커 면은 괜찮았지만, 측면 전체가 회색 먼지처럼 번져 있었다. 도저히 그대로 쓸 수는 없는 상태였다.
그래서 업체에 전화를 했다. 상황을 설명하자 돌아온 답은 “반품해주세요.” 나는 물었다. “반품하면 다시 찍는 데 시간 걸리지 않나요?” 급하게 써야 하는 일정이라 물은 건데, 돌아온 대답은 차가웠다.
“지금 전화하신 의도가 뭐죠? 다음엔 이런 실수 내지 말라는 건가요?”
그 말이 조금 이상했다. 그래서 나는 네고(보상) 이야기를 조심스레 꺼냈다. 하지만 그쪽은 “우리가 실수한 건 아니다. 옆면 가루로는 네고 못 한다.”라고 말했다. 그럼 반품하면 어떻게 처리할 거냐고 물었더니, “지워서 다시 보내드리려 했다.”는 답이 돌아왔다.
“뭘로 지우시나요?” “스티커로요.”
그 대답을 듣는 순간, 이건 품질 문제가 아니라 태도의 문제라는 걸 알았다. 결국 반품하지 않기로 했다. 시간도 없고, 다시 찍어줄 것도 아니고, 그냥 이 일로 더 이상 신경 쓰기 싫었다.
1. 인쇄 사고보다 무서운 건 무감각이다
인쇄물은 사고가 날 수 있다. 하지만 ‘죄송합니다’ 한마디가 없는 건 다른 문제다. 그건 기술의 실수가 아니라, 마음의 결여다. 이런 업체는 다시 거래하지 않는다. 단가보다 중요한 건 ‘기본 태도’라는 걸 오늘 또 배웠다.
2. 다음을 위한 기록
- 백모조 100g 무코팅은 인쇄가루가 묻기 쉬움 → 납품 전 검수 요청 필수
- 스티커 재단 전 잉크 오프셋 확인 요청
- 이후 거래 시 “인쇄사고 발생 시 처리방식”을 사전에 명시할 것
오늘의 한 줄
인쇄 품질은 다시 올릴 수 있지만, 신뢰는 그렇지 않다.
그래서 나는 오늘, 다시 한 번 배운다. 디자인 실무는 결국, ‘사람의 일’이라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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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쇄 사고가 났을 때, 디자이너가 해야 할 일
“인쇄는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아침, 봉투를 납품받기 직전에 인쇄소에서 전화가 왔다. 묻음 사고가 났다는 연락이었다. 총 1000장을 찍었는데, 그중 300장이 묻음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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