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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실무/편집디자인 팁

인쇄소에 용지를 넣을 때 생기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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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지들

 

“인쇄 단가는 종이값에서 시작되고, 종이값은 결국 ‘사람 관계’에서 결정된다.”

 
우리 회사에는 오래 거래해 온 용지 중간 업체가 있다. 거의 모든 종이를 취급하고, 제지사별 재고 상황을 바로 확인해주는 곳이다. 가격도 합리적이고 납기도 빠르다. 그래서 인쇄를 진행할 때면 대부분 이 업체를 통해 용지를 넣는다.
그런데 어느 날, 인쇄소 담당자가 이런 말을 했다.
 

“저희가 용지를 직접 들여놓고 있어서, 제지사보다 싸게 드릴 수 있어요.”

 
들어보니 그 인쇄소는 인쇄량이 워낙 많아서 용지를 직접 사서 쟁여놓는 시스템이었다. 즉, 인쇄가 많으니 매번 발주를 넣는 대신 필요한 용지를 미리 대량 구매해 창고에 보관하고, 바로 꺼내 인쇄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나는 살짝 걱정돼서 물었다. “혹시 묵힌 종이는 아니죠?” 담당자는 웃으며 말했다. “그건 아닙니다. 워낙 인쇄가 많아서 금방금방 나가요.”
 


단가 비교, 그리고 신뢰의 무게

그래서 실제로 비교를 해봤다. 우리가 평소에 쓰는 용지 업체와, 인쇄소에서 직접 넣는 견적을 같은 발주서로 돌려봤다. 인쇄소 담당자는 자신 있게 “우리 쪽이 더 저렴하다”고 했지만, 막상 비교해보니 결과는 반대였다. 우리가 거래해오던 용지 회사가 훨씬 더 저렴했다.
아마도 오랜 거래 덕분일 것이다. 그건 단골의 힘이라 생각이든다. 그 회사는 우리가 어떤 종이를 자주 쓰는지, 어떤 일정으로 돌아가는지, 납품 시기에 어떤 여유가 필요한지 이미 다 알고 있었다. 그 신뢰와 관계가 결국 단가로 이어진 셈이다.
 

 

단골의 힘은 돈으로 살 수 없다

 
결국 우리는 용지 회사를 바꾸지 않았다. 인쇄소의 제안이 나쁘진 않았지만, 이미 신뢰가 쌓인 곳이 있었고, 가격까지 더 좋았다. 이런 경우는 사실 드물다. 용지 회사들도 거래 상황을 보며 움직이기 때문에, 모든 고객에게 똑같은 조건을 주지는 않는다.
가끔 우리가 거래하던 이 회사를 다른 인쇄소나 디자이너에게 소개해준 적도 있다. 하지만 그들에게는 우리만큼의 서비스를 받지 못했다고 한다. 이건 단순히 가격 문제가 아니다. 시간으로 쌓인 관계의 결과다.
 

“좋은 거래처는 단가보다 태도로 남는다.”

 
인쇄는 늘 기술의 세계 같지만, 결국은 사람 사이의 일이라는 걸, 이 일을 오래 하면서 점점 더 실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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