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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 실무/편집디자인 팁

인쇄소 감리에서 배운 사람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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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쇄소 현장

 

“기술은 정확함을 만들고, 사람은 마음를 만든다.”

 
이번 인쇄 감리는 다행히 베테랑 기장님이 봐주신다고 했다. 영업 담당자가 걱정 말라며 말했다. “그분은 워낙 꼼꼼하고 실수가 거의 없어요. 안심하셔도 됩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나도 모르게 마음이 놓였다. 이 인쇄소는 예전부터 실수가 거의 없었고, 누군가 인쇄소를 추천해달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던 곳이기도 했다. 하지만 우리 회사는 항상 소량 인쇄를 한다. 그래서 아무리 인쇄소가 우리 일을 잘해줘도 큰 거래처들에 비하면 우린 항상 밀린다.
인쇄소 입장에서 우리는 그다지 좋은 고객이 아닐지도 모른다. 소량 인쇄를 하면서도 매번 감리를 보러 오는 까다로운 고객이니까. 그래서 나는 항상 사비로 음료와 박카스를 사서 들고 간다. 회사는 이해하지 못한다. “우리가 갑인데, 왜 그런 걸 사가야 해?” “인쇄소가 우리한테 돈을 받아가잖아.”
맞는 말이다. 하지만 현장은 그렇게 돌아가지 않는다. 인쇄라는 건 결국 ‘사람 대 사람’의 일이다. 돈보다 먼저 움직이는 건 마음이고, 그 마음 하나가 결과물을 바꿔놓을 때가 있다.
 


현장에서 배우는 예의

전에 사수가 그랬다. “감리 보러 갈 땐 음료 꼭 챙겨가. 기장님들이 그거 하나로도 하루가 달라져.” 그 말을 그땐 대수롭지 않게 들었는데, 이제는 그 의미를 안다.
박카스 하나, 캔커피 몇 개가 ‘수고하십니다’라는 말보다 훨씬 따뜻할 때가 있다. 그게 진심이면, 상대는 다 안다. 기장님은 늘 웃으며 말한다. “오늘도 오셨어요? 걱정 마세요. 이번 것도 잘 나올 겁니다.”
짜증날 법도 한데 웃으며 말해준다. 그 한마디에 긴장이 풀린다. 그렇게 서로 웃으며 인쇄를 마치면, 결과보다 관계가 먼저 남는다.
 

예의는 기술보다 오래 남는다

나는 인쇄가 끝나면 늘 말한다. “오늘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늘 잘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그 말이 인사처럼 들려도, 그 안에는 진심이 있다. 이런 현장은 늘 바쁘고, 실수 하나에 수십만 원이 오간다. 그런데도 묵묵히 봐주는 기장님들이 있기에 우리는 마음 놓고 결과물을 기다릴 수 있다.
갑의 자리에서 오는 말보다, 함께 일하는 동료로서 건네는 인사가 훨씬 오래 남는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작은 음료를 들고 인쇄소로 간다. 짜증나는 고객일지라도, 웃으며 들어오고 감사 인사를 남기는 사람에게 누구도 침을 뱉지 않는다.

“기술은 정확함을 만들고, 예의는 관계를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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